기록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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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.
어떤 기록을 남겨야 할까.
그 기록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나를 대신할 것이다. 때로는 그 기록이 곧 나라고 여겨지기도 할 것이다.
그러나 기록은 나 자신이 아니다. 과거의 한 부분일 뿐이다. 그 과거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, 과거의 한 장면을 지금의 나 전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.
성경은 사람들의 부끄러운 순간까지 숨기지 않는다.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밤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. 그러나 성경은 그 기록으로 베드로를 가두지 않는다. 실패한 베드로의 뒤에, 다시 부르심을 받은 베드로의 이야기를 이어 놓는다.
그래서 기록은 한 사람에 대한 판결문이 될 수 없다. 기록은 그때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여 주지만, 오늘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까지 결정하지는 못한다.
나는 과거의 나를 부정하지 않으려 한다. 그렇다고 그때의 나에게 오늘의 나를 모두 내어 주지도 않으려 한다. 그때의 감정도 나였고, 그때의 선택도 나의 것이었다.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끝내지 않으셨다.
어쩌면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완성된 나를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, 하나님께서 아직 써 가시는 이야기의 한 페이지를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.
그러므로 이 글이 훗날 나를 대신해 읽히더라도, 이것만으로 나를 다 알았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. 이것은 나의 전부가 아니라, 어느 날의 내가 지나온 한 자리다.
그리고 나는 여전히, 그다음 문장을 살아가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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